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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서울맛집] 유래회관 - 옛 양반들이 보신탕을 대신해 즐겼던 여름철 보양식 육개장은 일명 대구탕이라 부르기도 한다. 육개장은 쇠고기(肉)로 끓인 개장국이란 뜻이고, 대구(狗)탕 또한 개장국을 대신한 탕국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삼복에 개를 잡아 복달임으로 즐겼던 시절, 양반체면에 차마 그럴 수가 없어 개를 대신해서 쇠고기의 맛있는 부위를 골라 대파와 무를 듬뿍 넣고 시원하게 끓여 보신탕처럼 먹었던 것이다. 보기에는 얼큰하고 기름지게 보이지만, 상상 외로 담백하면서 부드럽게 감치는 뒷맛이 양반음식답다. 은 성동구보건소 앞에서 명성을 쌓고 있는 등심구이집이다. 1970년에 문을 열어 처음 10년은 중국요릿집을 경영하다가 80년대로 들어서면서 한우등심구이 집으로 업종을 바꾸어 등심구이로만 30년이 넘는다. 주인 박종현(77세) 씨는 10대 후반부터 요식업에 몸을 담아 중식과 한식을 .. 더보기
[종로맛집] 안동국시 - 오뉴월 초여름은 칼국시 먹는 달 여름으로 접어드는 음력 5~6월은 칼국시 먹는 절기다. 그 옛날 농촌의 이맘때면 햇보리와 햇밀이 나고 햇감자가 나는 달이다. 여기에다가 집 앞 텃밭의 열무와 부추 얼갈이배추가 먹기 좋게 자라고 울타리에 올린 호박넝쿨에는 애호박이 조롱조롱 매달렸다. 경상도 안동지방에서는 수확한 햇밀을 갈아 칼국수를 밀고 애호박과 파란 얼갈이배추를 썰어 얹은 뒤 먹음직스럽게 끓였다. 그리고 파를 송송 썰어 넣은 양념간장과 부추김치 열무김치를 얹어 먹었다. 햇감자를 갈아 애호박을 썰어 넣고 부친 감자전이 곁들여지고 나면 온 집안에 웃음꽃이 만개했다. 무교동에서 청계천 모전교를 건너 종로통으로 빠지는 서린동 한국무역공사빌딩 지하층에 있는 안동국시집은 옛 안동국시의 이모저모를 격식 있게 갖춰내 손님들을 줄 세운다. 그 내력이 올.. 더보기
[경기도 맛집] 4계절 꿩 육수로 말아내는 평양냉면 진미집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냉면집마다 긴 줄이 늘어선다. 더위와 갈증을 식히는 데는 단연 평양냉면 물냉면이 으뜸간다. 하지만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냉면집 고르기가 우선이다. 평양냉면은 물냉면이 주축을 이루는 만큼, 냉면국물의 중요성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그래서 유명한 냉면집일수록 육수 뽑는 데 정성을 기울인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쇠고기 육수고 간혹 닭고기 육수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평양냉면의 본고장 평안도에서는 정통 평양냉면 국물 중 꿩 육수를 최상위에 놓는다. 순수한 꿩 육수만을 사용하거나 쇠고기 육수에 꿩 육수를 가미해 맛을 돋우는 두 가지가 있는데 통틀어 꿩 육수라 부른다. 여기에 잘 익은 시원한 동치미 국물이나 김칫국물을 알맞게 섞고 꿩고기를 다져 빚은 새알심을 몇 개 얹으면 더 바랄 것이 없.. 더보기
[이태원맛집] 예환 - 소스의 달인으로 불리는 여주인의 명품 파스타 레스토랑 예환은 하얏트호텔에서 남산 2~3호 터널 입구로 내려가는 언덕길에 자리 잡고 있다. 40대 초반인 여주인의 남다른 경력과 타고난 음식솜씨가 입소문으로 이어져 예약하고 찾는 단골고객만으로 항시 자리가 가득 찬 모습이다. 올해 조리경력 24년 차를 맞고 있는 여주인 배예환씨가 이곳에 파스타점을 연지가 10년을 넘고 있다. 작은 가게로 주인과 고객이 얼굴을 마주하며 안전하고 정직한 음식을 담아낸다는 경영방침이 많은 고객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언덕길에 올라앉은 20석 남짓한 작은 가게는 대중교통편은 다소 불편하지만, 조용하고 정갈한 실내 분위기와 차분하면서 정성이 담긴 맛과 실속을 동시에 챙긴다는 생각이 힘들여 찾은 보람을 보상해주고 있다. 메뉴도 간결하고 명료하다. 계절감 있는 애피타이.. 더보기
[종로맛집] 아로이 - 매운 쌀국수 ‘꿰띠오’ 후텁지근한 날씨에 안성맞춤 삼복 같은 더위가 시작되면서 열대지방의 전통쌀국수가 빛을 발하고 있다. 매콤 새콤하고 뒷맛이 달게 감치는 따끈한 국물과 담백한 쌀국수 꿰띠오가 그 주인공이다. 태국전통 국숫집 아로이(Aloi/맛있다)는 정부종합청사 뒤편에 있는 복합빌딩 광화문 시대 지하 1층에서 7년 전 문을 열었다. 서울에서 태국전통음식을 가장 적합하게 살려내고 있는 집으로 알려졌다. 실내장식과 사용하는 집기들이 태국의 고급레스토랑을 옮겨놓은 것처럼 정중하면서 이름 그대로 태국음식의 ‘아로이’를 실감하게 한다. 이런 효과는 태국음식에 대한 주인의 풍부한 이해와 경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주인 김옥선 씨 가족은 태국의 관광명소인 파타야에서 17년간 음식점을 경영했다. 때문에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메뉴와 조리법을 확실하게 살려낼 수 있다.. 더보기
[종로맛집] 형제추어탕 - 87년 내력의 서울 원조 추탕(鰍湯) 형제추어탕은 1926년 동대문 밖 창신동에서 ‘형제주점’으로 출발했다. 3대 87년을 이어오는 서울식 추탕(鰍湯)의 원조다. 서울 토박이인 창업주(김기선, 1932년 작고)는 다섯 형제를 두었고, 아들 형제들은 광복과 6․25전쟁, 4․19 등 민족의 격동기를 차례로 거치며 시대마다 특색 있는 탕 맛을 살려내 서울 추탕의 기원을 이뤄냈다. 1970년대 말, 청계천개발로 성북구 하월곡동으로 이전했다가 이곳 역시 재개발에 밀려 2007년 여름, 평창동 서울예고 입구로 옮겨 앉았다. 광화문에서 출발하면 평창동 상명대학 앞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오르다가 구기터널과 북악터널이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다시 북악터널 방향으로 우회전해 100m쯤 우측 도로변 숲 속에 있다. 길가에 내건 간판은 형제추탕이 아닌 ‘형제추어탕’.. 더보기
[홍천맛집] 영변막국수 - 야채국물에 말아내는 강원/평안 산간지방 손 메밀국수 영변막국수는 막국수의 고장 강원도에서 내력이 가장 오랜 집이다. 1962년, 평안북도 영변에서 월남한 실향민 김관태(작고) 씨가 홍천읍 신장대리 홍천 5일장에 막국숫집 간판을 내걸면서 시작했다. 춘천막국수의 원조집으로 손꼽는 실비막국숫집보다 6년 앞선다. 이렇게 시작한 평안도식 막국수는 김씨가 20년 가깝게 이어오다가 1978년, 평소 가깝게 지내던 이화자(73) 씨 가족에게 물려주었다. 이씨가 가게를 물려받아 지금 자리로 옮겨 온 지가 올해 35년. 옛 그대로 막국수 한 가지만 말아내며 명맥을 잇고 있다. 간혹 소주나 막걸리를 찾는 손님들을 위해 안주 겸 제육을 준비해놓고 있지만, 점심손님들이 여러 테이블 다녀가는 날은 일찌감치 동나고, 예약손님이 없으면 더 이상 삶지 않는다. 순수한 옛날 막국숫집의 .. 더보기
[공주맛집] 이학식당 - 순하고 달짝지근한 뒷맛이 감도는 공주시 대표 국밥 이학식당은 충남 공주시의 상징적인 국밥집이다. 처음 국밥집을 연 고봉덕(2011년 86세로 작고) 할머니의 손맛을 둘째 아들 성기열(55) 씨와 며느리 최순희(47) 씨가 이어받아 가업을 잇고 있다. 고씨 할머니는 1926년 공주군에서 태어나 당시 읍내에서 일식조리사로 명성을 얻고 있던 성천경(작고)씨와 혼인해 읍내로 이주해 살았다. 1947년 6·25전쟁으로 한참 어려움을 겪을 때, 공주에서 처음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다는 ‘후생식당’이란 이름으로 대중음식점을 연 것이 첫 출발이다. 이렇게 문을 연 식당을 당시 번화가였던 시외버스 한흥여객터미널 앞으로 옮기면서 버스회사 이름을 딴 ‘한흥식당’으로 바꾸었다가, 1967년 새 건물을 짓고 지금 자리로 이전하면서 ‘이학식당’으로 이름을 한 번 .. 더보기
[을지로맛집] 한일관 - 도심 직장인들의 깊은 신뢰 다져온 70년 명성의 한식집 한일관은 1939년 종로에서 창업. 3대 74년 내력을 기록하고 있다. 워낙 오랜 내력을 지니고 있어 서울에서 성장한 서울 사람들에게 친근감 있게 기억되는 한식집이다. 창업주인 신우경(1978년 작고) 할머니는 일제 때 문을 열어 광복과 6·25전쟁을 다 겪으면서 50년을 이어온 것을 잠시 딸 길순정(작고) 씨가 대물림했다가, 80년대부터 외손녀인 김은숙(51) 씨와 이숙(48) 씨 자매가 이어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신씨 할머니는 일찍부터 ‘한국의 제일’이라는 한일관 간판을 내걸고 초창기부터 남다른 경영방침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온갖 격동기를 다 거치면서도 서울을 대표하는 한식집의 명성만큼은 꾸준하게 지켜냈다. 부산 피난시절에도 서울 한일관의 명성은 여전했고, 서울수복과 함께 환도한 후에는 종로본점과 .. 더보기
[경기도맛집] 걸구쟁이네 - 조촐한 산사의 명절 음식처럼 맑고 넉넉한 한식 밥상 여주 신륵사에서 문막으로 넘어가는 42번 국도를 타고 삿갓봉 방향으로 5km 남짓 가다 보면 고갯길 초입에 ‘걸구쟁이네’ 간판이 내걸린 샛노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영동고속도로가 막힐 때 문막IC에서 나와 여주와 이천으로 빠지는 지름길에서도 가깝게 연결된다. 1995년 이곳에서 멀지 않은 ‘목아불교박물관’ 구내에서 문을 열었다가 2000년대 초, 지금 자리로 옮겨 앉으며 보다 전문화했다. 주인 안운자(50)씨는 사찰음식이 지닌 순수한 맛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하나하나 현장을 찾아다니며 손에 익혀, 직접 솜씨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 20년을 헤아리고 있다. 사전 준비과정을 철저하게 거친 맑고 정갈한 음식이 신륵사를 찾는 신도들과 수도권의 많은 단골고객을 이끌고 있다. 여주 쌀과 여주 들녘에서 나는 농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