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맛과 화려한 음식도 좋지만, 역시 고향집의 밥, 엄마 밥맛이 최고죠? 오늘의 맛집은 경상도에서 직접 공수해 온 식재료로 정직하게 만든 메밀묵과 청국장을 선보여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대요. 어머니의 손맛으로 완성된 메밀향이 가득한 메밀묵과 깊은 맛이 나는 청국장으로 고향집에 내려간 기분을 느껴보세요. 처음처럼과 함께하는 토속별미 한 상 차림, 추천합니다 :D

“경상도음식 먹을 것 없습니다.” 하는 것은 경상도 사람들이 자신의 무엇을 뽐내고 싶을 때 사용하는 특유의 경상도식 화법이다. 실제로는 자랑하기 위한 뜻으로 보아야 한다. 그 말을 곧이듣고 경상도 음식을 오해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년 넘게 문경산골메밀묵과 산채비빔밥, 올갱이국, 안동칼국수, 제육을 내고 있는 문경산골메밀묵집 주인은 세상에 경상도 음식만큼 깊은 맛을 지닌 것이 없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경북 내륙은 본래 양반 문화가 깊게 뿌리내려온 완고한 고장이어서 반가의 고유한 음식이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았을 뿐이라고 한다. 세상에 알려진 거의 대부분의 경상도 음식이 장거리와 주막거리의 토속음식들이 세간에 퍼져나가 이런 오해를 사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문경산골메밀묵은 1992년 문을 열었다. 처음은 소박한 메밀묵집이었지만, 고객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어내 개업 10년 만에 내 집을 마련해 50석 남짓한 전문한식집으로 발전했다. 고객의 90%가 5~10년씩 꾸준히 찾아오는 단골들이다.

고객층도 두텁다. 점심은 인근의 초중고와 대학의 교직원들을 비롯해 종합병원 의료진, 금융사임원들, 그리고 가까운 성남과 분당을 비롯해 강남권에서 이어지는 중장년층 고객들의 비중이 적지 않다고 한다.

주 메뉴는 제 맛나게 띄운 청국장뚝배기를 비롯해 매일 새벽 직접 쑤어 내는 메밀묵과 도토리묵, 직접 빚는 두부를 재료로 하는 경상도 내륙의 토속별미들이다. 두부를 걸러낸 비지도 한 번 더 띄워 비지장을 끓여내는데, 이 역시 고향의 진미라고 한다.

주인 김종대(60) 씨는 경상도 음식은 강직한 경상도 내륙 사람들의 기질처럼 거짓이 없다고 이야기 한다. 들어갈 것이 다 들어가 어느 음식이나 맛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김 씨가 경상도 산골음식인 메밀묵과 청국장을 주 메뉴로 음식점을 연 것도 이런 자존심과 어머니의 음식솜씨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고 한다. 유년시절을 고향에서 보낸 김 씨는 이런저런 사업을 구상하며 전국의 많은 곳을 다녀보지만, 어머니가 만든 메밀묵과 집에서 끓여 먹던 청국장 맛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김 씨는 이같은 고향의 맛을 최대한 살려내기 위해 메밀과 콩을 비롯해 김치를 담그는 조선배추와 고추, 마늘 등 모든 양념류를 문경5일장에 나는 토종 농산물을 골라 사용한다. 그래서 장이 서는 날은 만사를 제쳐놓고 고향에 내려간다.

통 메밀을 갈아 촘촘한 자루에 걸러낸다는 메밀묵도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뛰어나 젓가락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묵이 쉽게 끊어지지 않아 즐거워하고, 메밀향이 은은하게 스치는 진짜 메밀묵의 진미를 확연하게 느끼고 가는 고객들의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아침에 빚어 부드러운 질감이 살아 있는 두부를 몇 점 썰어 안치고 바글바글 끓여내는 청국장도 구수한 냄새가 몸 전체로 스며드는 것 같은 깊은 맛이 난다. 이런 맛이 한번 다녀간 손님들 대부분을 단골로 이어지게 만든다.

김 씨는 메밀묵과 청국장 말고도 자신이 직접 고향 5일장에서 사다가 경상도식으로 끓여내는 다슬기 해장국과 종잇장처럼 얇게 밀어내는 안동국시는 안동과 예천 등 경상도 내륙 출신 미식가들이 절찬하는 진미라고 자랑한다.

하지만 국수발이 섬세하기 이를 데 없는 안동국시는 반죽을 미는 과정이 하도 힘들어 애호박이 나는 제철에만 준비해 단골손님들에게 향수처럼 잠시 선보이고 있다. 또 4~5월에는 직접 채취해온 산채를 생으로 무쳐 진짜 문경산골산채비빔밥을 내는데, 김 씨 부부가 가장 자신감있게 권하는 진미라고 한다.

문경산골메밀묵
  • 주소 송파구 가락동 70-10(근화제약 뒤)
  • 전화 02-443-6653
  • 주요메뉴
    • *진짜청국장백반 9천원
    • *채묵정식 9천원
    • *올갱이해장국 1만3천원
    • *산채비빔밥(4~5월) 1만3천원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

1940년 평양 출생. 70이 넘은 나이지만 한 손에는 아이폰, 가방 속에는 DSLR 카메라와 태블릿PC를 늘 가지고 다니며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망라한 개인 홈페이지 김순경의 한식여행을 직접 관리하고 계시죠. 30년 동안 취재한 맛집이 4,000 곳,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보석같은 맛집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고 계신 열혈 대한민국 1호 음식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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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송파구 가락본동 | 문경산골메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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