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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남양주맛집] 한적한 호반에서 즐기는 장어와 매운탕, 감나무집

맛집은 음식 맛도 물론 중요하지만, 분위기도 참 중요하죠! 공기 좋은 곳에서 한적한 풍경을 옆에두고 먹는 음식은 평소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니까요! 오늘의 맛집은, 남양주 조용한 호숫가에 위치하고 있어 여유롭게 주말 나들이 다녀오기에 딱 좋은 감나무집입니다. 아름다운 호반을 배경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둘러 앉아, 처음처럼 한 잔과 노릇노릇 구워낸 장어구이, 시원한 쏘가리 매운탕을 함께 나눠보세요! 지친 당신에게 편안한 힐링타임이 될 거예요. ^_^*

마현마을은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고 생을 마친 곳이다. 정약용의 묘와 고택인 여유당을 비롯해 기념관과 실학박물관 등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마을 전체가 팔당호 한 가운데로 나앉아 잔잔한 호반위로 펼쳐지는 강변마을의 정취가 사계절로 이어진다. 서울에서 30분~1시간 거리로 무난하게 도착 할 수 있어 주말가족나들이와 어린청소년들의 체험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원조할머니 공영순씨와 장남 조재욱씨 부부

감나무집은 다산기념관 마당을 가로질러 들어가 호수를 정남향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가는 길에 아카시아 꽃이 만발하는 초여름부터 한여름 밤나무 숲 그늘 사이로 강바람이 선들선들 불어오고 매미소리가 귀가 따가울 때 별천지를 이룬다고 한다.

약수샘 수족관에 담아놓은 활기찬 민물장어들

하지만, 겨울철 감나무집 양지바른 창가에 앉아서 호반에 가득 담긴 햇볕을 감상하는 기분도 환상적이다. 마을 안에서 강 풍광이 가장 빼어나다는 평을 들을 만큼 호반의 사계절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

주방에서 직접 구워내는데, 초벌구이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한 번 들어앉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서 오래 머물다 간다. 또 이런 분위기를 못 잊어 다시 찾아오는 사람들로 사계절 낯익은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직접 담가 알맞게 숙성시킨 고추장양념구이를 진미로 낸다

다산 정약용의 생가와 나란히 있는 감나무집은 예전에는 여유당 건물과 앞뒷집 사이로, 가운데에 작은 늪이 있어 그 위에 통나무 다리를 놓아 건너다녔다. 어느 날 댐이 생기면서 논밭이 물에 잠기고, 집 앞까지 물이 들어와 호반 위의 별장처럼 물가에 나앉게 됐다. 그리고 다산 유적지가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외지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시작한 것이 매운탕과 장어구이다.

주인 조운동(70)씨는 마현마을에서 7대를 살아온 토박이다. 매운탕집은 부인 공영순(70)씨와 가족들이 앞장서 모든 음식을 매만져왔고, 1980년대 초, 처음 문을 열 당시부터 공 씨의 오른손 역할을 해왔던 장남 조재욱(44)씨와 며느리 이지연(41)씨 부부가 최근 대물림했다.

남한강 명물 쏘가리매운탕, 워낙 몸값이 높아 그날 시세로 낸다.

매운탕집 안쪽의 기와집 안채는 지은 지 100년된 고옥이고, 그 연륜만큼 오래된 장독대에는 해묵은 간장독과 된장독이 가득하다. 매해 콩 한 섬씩 메주를 빚어 직접 담근 장과 고추장을 풀어 끓여내는 쏘가리매운탕과 정성 들여 꼭 알맞게 구워내는 장어구이 맛이 소탈한 인심만큼이나 입맛에 든다.

바다 같은 호반을 내다보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쏘가리매운탕 한 냄비 올려놓고, 식으면 다시 데우기를 반복하며 마냥 앉아서 입맛과 눈 맛을 즐기는 넉넉함에 소주잔이 절로 비워지는 강변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호숫가 별장같은 매운탕집 풍경


감나무집
  • 주소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27-1
  • 전화 031-576-8263
  • 주요메뉴
    • 장어구이(1인분) 2만5천원
    • 쏘가리매운탕 싯가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

1940년 평양 출생. 70이 넘은 나이지만 한 손에는 아이폰, 가방 속에는 DSLR 카메라와 태블릿PC를 늘 가지고 다니며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망라한 개인 홈페이지 김순경의 한식여행을 직접 관리하고 계시죠. 30년 동안 취재한 맛집이 4,000 곳,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보석같은 맛집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고 계신 열혈 대한민국 1호 음식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