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ASTE

[강남맛집] 동해안의 신선함을 그대로, 횟집 고래불

소주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안주, 바로 회인데요!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회와 소주 한 잔....... 상상만해도 입에 침이 고이네요 :) 동해안에서 매일 직접 공수되는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는 오늘의 맛집, 식사용 메뉴까지 다양한 고래불을 소개드립니다!

이냉치냉(以冷治冷), 찬 것으로 찬 것을 다스린다.“ 는 말은 평양냉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동해남부해안지역은 한 겨울에도 물회로 아침해장을 하기도 하고, 해변의 횟집에서도 얼음을 띄운 물회를 말아낸다.차고 맵고 상큼한 맛이 하나로 어우러져 전체적인 맛은 시원하면서 몸에 생기를 살려내 몸의 피로가 싹 풀린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감기로 코가 꽉 막혔다면서 “시원한 물회 한 그릇 주소“ 하고 횟집을 찾아든다. 과연 그럴까?강남 역삼동의 고래불에 가면 그런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 동해남부 영덕해안의 횟집메뉴들을 그대로 상에 올린다. 그 상차림이 호텔 급 일식집 수준이다.

고래불은 동해안 울진과 영덕 사이에 있는 해수욕장 이름이다. 활처럼 휘어진 모래사장의 길이가 8km나 이어져 동해안에서 가장 긴 백사장을 펼쳐낸다. 그 남쪽 해안을 따라 영해와 영덕 강구어항이 차례로 이어지고, 위로는 병곡과 후포, 울진까지 크고 작은 포구들이 줄지어 있다. 동해안 해산물의 진품이 없는 것 없이 난다. 강남의 고래불은 이곳에서 나는 해산물을 전문으로 하는 자연산횟집이다. 2002년 문을 열어, 꼭 10년째를 맞고 있다. 주인 문상순(60)씨는 고래불에서 태어나서 영덕에서 자랐다. 그래서 이 지역 해산물과 음식 맛에 대해 누구보다 정확한 기준을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모든 해산물을 고래불 북단의 닿아 있는 병곡항과 후포, 울진 그리고 강구항에 들어오는 자연산만 사용한다. 해산물을 옮겨오는 방법도 개업 후 7 년간은 본인이 직접 거의 매일 동해안을 오가며 선별해 왔고, 가게 규모가 커진 뒤에는 그동안 친분을 다져놓은 중매인들이 새벽에 들어오는 해물을 골라 직행버스 편으로 보내온다. 하지만, 성게와 참새우 등 민감한 해물은 지금도 이틀 간격으로 자신의 물차를 내려 보내 직접 운반해온다. 횟감과 해물은 물론이고 탕으로 내는 생선도 100% 자신의 고향바다의 자연산만 사용하고 밑반찬으로 내는 해조류도 같은 바다에서 나는 것을 2~3가지 골라다 선보인다.

서울에서 동해안 자연산 어패류만 사용하는 횟집이 여러 곳 있지만 고래불처럼 10년 넘게 100% 한 지역의 자연산 해산물을 매일 가져다 쓰는, 자연주의를 고집하는 곳은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인 부부의 자랑이다. 실제로 상차림을 들여다보면 동해안에 가서도 이만큼 갖춰놓은 상차림은 찾아보기 어렵다. 단 한 마디로 표현해서 정확하다. 그리고 어느 해물이나 금방 물에서 건져 올린 것처럼 싱싱하다.

이런 상차림을 위해서 몸을 사리지 않고 치열한 노력과 정성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심지어 수돗물과 정수기로 지은 밥맛이 어릴 적 고향집의 밥맛 같지 않아 밥 짓는 물까지 고향동네 약수샘물을 길어다 사용하고 있다. 식재료의 선별과 조리법, 상차림과 음식 맛의 기준, 그리고 가격까지 자신이 직접 결정한다. 다른 횟집들에 비해, 메뉴별 단가는 다소 비싼 듯하지만, 내용을 보고 식사를 마치고 돌아서 나갈 때는 비싼 생각이 전혀 들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 경영원칙이라고 한다.

동해안의 자연산 우럭과 노래미, 가자미와 쥐치, 삼숙이 등 잡어와 문어 참새우 백합과 멍게, 왕장구, 홍게와 대게, 전복과 석굴 등 어패류와 꼬시래기, 진누아리, 진저리, 미주아리 등 해조류들이 싱싱한 모습 그대로 담겨 나온다. 여기에 동해안 모래톱에서 나는 방풍나물무침까지 갖춰놓아 동해 남부 해안이 고향인 고객들은 향수에 푹 빠져들게 된다. 내 고향 해산물이 아니면 상에 올리지 않는다는 주인의 고집스러운 고향사랑과 동해안 방식대로 선보인다는 주인의 소신이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어릴 적, 배가 고파 먹었던 소박한 음식에서부터 성장해서는 실속 있고 맛있어서 먹었다는 횟감까지 고향 앞바다의 자연 그대로의 상차림과 소박한 맛을 강남 최고의 상차림으로 멋스럽게 갈아 입혔다고 설명한다.

이런 노력이 프랑스 외교관들까지 탄복하게 만들었고, 프랑스 국영TV 제3방송의 취재진이 동해바다까지 동행 취재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주 메뉴로 물회와 자연산 잡어회, 문어데침회, 물곰국, 명게된장, 성게미역국, 홍게와 대게, 석굴과 성게를 꼽는다. 1~2층으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방이 15개, 하지만 예약이 필수다.

고래불 정보

  • 주소 강남구 역삼동 828-53
  • 전화번호 02-556-3677
  • 주요 메뉴
    • 물회와 물곰탕, 멍게된장, 성게미역국, 회 비빔밥(1인분) : 1만5천~2만원
    • 잡어모둠회(1접시/4인분)5만원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

1940년 평양 출생. 70이 넘은 나이지만 한 손에는 아이폰, 가방 속에는 DSLR 카메라와 태블릿PC를 늘 가지고 다니며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망라한 개인 홈페이지 김순경의 한식여행을 직접 관리하고 계시죠. 30년 동안 취재한 맛집이 4,000 곳,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보석같은 맛집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고 계신 열혈 대한민국 1호 음식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