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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골목 숨겨진 매력, ‘서울 골목여행’ 11 – 계동길

계동길


서울의 골목골목에 숨겨진 매력을 찾아 떠나보는 <서울 골목여행>. 그 열한 번째 장소는 ‘계동길’입니다. 이곳을 지나간 수많은 행인만큼 흘러간 시간이 촘촘히 서려 있는 ‘계동길’을 따라 함께 걸어볼까요?



안국역


북촌한옥마을만큼 볼거리가 많고 가로수길보다 복잡하지 않은 길! 도시의 한가운데 있지만, 고풍스러움을 한껏 담고 있는 ‘계동길’은 요즘 떠오르는 시간 여행지입니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로 나와 바로 앞에 있는 ‘순이네 가게’에서 왼쪽으로 돌면, 중앙 중•고등학교까지 ‘계동길’이 쪽 이어집니다. 



한옥마을


길가의 가게들은 언뜻 보면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게들 같고, 회사 근처 카페 같은 모습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차이점이 확연히 눈에 띕니다. 평범하지 않은 기와지붕에 오래된 목조 기둥을 그대로 쓰고 있는 모습! 우뚝 솟은 현대식 빌딩 옆에서 우아하게 흐르는 한옥의 곡선이 마치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의 사람들에게 한 템포 쉬어가라고 말을 거는 것 같지요. 어울리지 않을 듯하면서도 은근히 어울리는 두 가게의 모습만 봐도 ‘계동길’의 매력을 조금씩 느낄 수 있겠죠?



계동마님집


그중에서도 잘 꾸며둔 한옥 한 채가 눈에 띄는데요. 이곳은 일명 ‘계동마님집’이라고 알려진 ‘북촌문화센터’입니다. 조선 시대 한옥을 직접 보고, 앉아서 쉬어갈 수도 있으며 북촌의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는 홍보전시관, 주민 사랑방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북촌 골목 지도와 정보가 있는 브로슈어도 받을 수 있죠.



북촌문화센터


골목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계동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최소아과 의원’이 나옵니다. 1940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76년이나 ‘계동길’을 지키고 있는데요.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이 아직도 손수 진료를 본다고 합니다. 왠지 약 처방 전에 약손으로 살살 쓸어주실 것 같아요. ^^



계동추억백화점


훈훈한 마음으로 좀 더 걸어 올라가면 귀여운 소녀가 피켓을 들고 발걸음을 잡아끄는데요. 소녀의 권유에 못 이기는 척 골목으로 들어가 보면 빈티지와 고즈넉함을 아슬아슬 넘나드는 건물에 공방과 갤러리, 소품샵이 모여있답니다.



옛날간식


어린 시절, 학교 앞 문방구에서 한 번쯤 사 먹어 보았음직한 간식거리들이 와글와글! 게다가 장난감이 수북수북! @.@ 과거를 추억하며 친구와 내기 게임을 하거나, 취향저격 간식을 구매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죠. 이곳이야말로 제대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스팟이죠?



흑백 사진관


‘계동길’은 관광객을 위해 컬러풀한 한복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관들이 참 많은데요. 그중, 칠이 벗겨진 흰색 벽돌집에 걸려있는 흑백 사진에 시선이 머뭅니다. 필름을 사용해 촬영과 인화까지 아날로그 방식으로 찍어주는 ‘정통 흑백 사진관’인데요. 보정도 할 수 없고, 사진도 2주나 걸려 나오지만 이 사진관처럼 오래오래 추억을 간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답니다. 커플 사진을 이곳에서 촬영해 그 시간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다는 분들도 많다네요.



계동 목욕탕


‘계동길’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목욕탕이 있는데요. 원래는 중앙고등학교 운동부의 샤워실이었다가 1969년 대중목욕탕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운영했던 ‘계동길’의 명소였다고 하는데요. 아쉽게도 지금은 목욕탕의 간판만 남아 있습니다. 



쇼룸


대신 그 공간이 트렌디한 선글라스 쇼룸으로 변신했는데요. 푸릇한 건물 외벽과 ‘목욕탕’ 간판, 내부의 타일, 계단, 거울 등의 요소들은 그대로 살려둔 채 선글라스와 안경 등을 전시해두었죠. 목욕탕과 선글라스… 이보다 더 파격적인 만남이 있을까요? 유니크하면서도 기존 건물을 그대로 잘 활용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파스타


감각적인 사진관과 목욕탕 쇼룸을 지나면 ‘석정보름우물’과 독특한 파스타 집이 나타나고 이곳을 지나 중앙 중•고등학교의 정문을 끝으로 ‘계동길’ 여행이 끝납니다. 특별한 매력이 가득 담긴 ‘계동길’ 여행! 천천히 여유 있게 가게 하나하나를 살펴보아야 제대로 그 멋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보쌈


즐거운 골목여행의 마무리는 역시 부드러운 ‘처음처럼’이죠! 

‘계동길’의 아래쪽으로 다시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 골목 깊숙이 맛집들이 몰려 있는데요. 예전보다 더 이국적이고 퓨전을 추구하는 음식점들이 많아졌지만 여행의 테마답게 ‘우리 음식’으로 술안주를 삼아봤어요. 

<북촌 바지락 칼국수> ‘매콤 오징어 보쌈’은 아삭아삭 씹히는 콩나물과 매콤쫄깃한 오징어가 핵심 포인트인데요. 부드러운 ‘처음처럼’ 한잔을 나누며 수다를 나누다 보니 스트레스가 ‘아삭’한 소리와 함께 슬슬 풀리는 것 같았어요. 



왕짱구식당


오늘 소개해 드린 <서울 골목여행 – 계동길>, 어떠셨나요?

함께 걷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보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요. 옛것을 지켜나가면서 현대적인 감각도 놓치지 않는 센스가 단연 돋보였답니다. 

드라마에서 보던 어린 시절의 향수, 빈티지 감성까지 물씬 느낄 수 있는 시간여행! 이번 주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계동길’로 가을 산책을 떠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