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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성수맛집] 채미가 - 싱싱하게 살아 있는 10여 가지 해물이 기본인 전천후 일품 안주

해물은 생선과 해조류를 제외한 조개와 갑각류, 연체류 등을 총괄적으로 일컫는 이름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전복과 홍합, 바지락, 모시조개, 대합조개, 가리비 등을 비롯해 연체류인 낙지와 오징어 해삼, 멍게 등이 있고, 갑각류인 꽃게와 바닷가재, 새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것을 한 냄비에 골고루 섞어 안치고 마늘과 고추, 생강, 양파, 대파, 무 등 기본 양념을 얹어 얼큰하게 끓여 놓으면 온갖 맛이 하나로 어우러져 사계절 안주와 밥반찬으로 즐길 수 있는데, 이름하여 해물탕이다. 사계절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영양가 만점의 한식 메뉴다.

해물탕은 해물의 주산지인 남해안 일대의 바닷가 사람들이 가장 폭넓게 즐겨온 서민적인 음식이다.

특별한 조리법이 따로 없다. 썰물 때 호미 한 자루만 들고 나가면, 바지락과 모시조개, 홍합, 굴 등을 비롯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인 물에 남아있는 돌게와 낙지 한 두 마리만 건져오면 기본 양념만 해서 끓여 놓아도 온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충분한 밥반찬이 됐다.

먹을거리가 귀했던 시절은 꼬막과 모시조개, 홍합, 소라 등을 아무 양념 없이 그대로 삶아 한 바가지 담아 놓고 아이와 어른이 차별 없이 간식거리로 즐겼다.

하지만, 갯벌이 줄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입 해물이 주도하는 세상이 되고 나서는 해물의 본고장에서 조차 제대로 끓인 해물탕을 만나보기 어렵게 됐다.

채미가는 전철 성수역에서 4~5분 거리에서 10년차를 맞고 있다. 해물탕과 해물찜 샤브샤브가 전문이다. 60대 초반인 주인은 해물요리에 밝은 20여년 경력의 부산사람이다.

국내산과 중국산을 가리지 않고 사계절 싱싱하게 살아있는 제철 해물 10여 가지를 기본으로 얹어내는 탕과 찜이 일부러라도 찾아가 먹어볼 만하다.

계절에 민감한 꽃게와 새우에 한해서만 성수기가 지나면 냉동한 것을 사용할 뿐, 말 그대로 알이 꽉꽉찬 조개와 힘이 빠지지 않은 산 낙지를 즉석에서 얹어준다.

탕의 내용에 비해 해물의 본고장보다 싸고 맛있고 푸짐하다는 평을 듣는다. 130석 규모의 대형식당은 20~30석 규모의 예약실이 따로 있고 대형수족관과 주차공간이 딸린 쾌적한 현대식 시설을 갖춰 전문성을 높였다.

새벽 장보기부터 조리까지 모든 음식을 주인 부부가 직접 솔선수범하며 손님들의 주문을 꼼꼼하게 챙겨준다.

따라내는 찬도 기본인 배추김치 외에 오이와 열무 배추를 따로 익혀 손님상에 낼 때 한 그릇에 담아낸다는 빨간 물김치가 따로 있고 샐러드와 밑반찬들이 웬만한 일식집 못지 않게 정갈하고 세련되다.

음식 하나하나 마다 주인의 오랜 경력과 노하우가 담긴 깊은 맛과 실속 위주의 상차림으로 주변 직장인들과 가족 모임자리로 인기가 드높다.

메뉴 : 해물탕(중/2~3인분)4만원부터 해물샤브샤브(1인분)7천원~4만원.

주소 : 성동구 성수동2가 277-17  전화 : 010-4280-3660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

1940년 평양 출생. 70이 넘은 나이지만 한 손에는 아이폰, 가방 속에는 DSLR 카메라와 태블릿PC를 늘 가지고 다니며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망라한 개인 홈페이지 김순경의 한식여행을 직접 관리하고 계시죠. 30년 동안 취재한 맛집이 4,000 곳,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보석같은 맛집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고 계신 열혈 대한민국 1호 음식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