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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서울맛집] 달인의 족발 - 삶아서 2~4시간 내에 다 팔려 재고가 없다

돼지 족발은 술꾼들은 물론 남녀노소 특히 젊은 직장 여성들까지 족발집 회식에는 앞장선다는 별미다. 하지만 먹을거리에 대한 술수가 족발이라고 비껴가지 않는다.

고객들의 눈에 들고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이것저것 화학제품들이 무분별하게 첨가되고 덧발라져 마치 플라스틱 제품처럼 반짝거리는 흉물스러운 족발들이 적지 않다. 생고무처럼 잘 씹히지 않고, 식으면 잘 뜯어지지도 않는 족발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달인의족발은 오랜 내력과 손맛을 바탕으로 광택을 내기 위해 이상한 것을 바르지 않고, 삶아서 2시간~4시간을 넘기지 않고, 다른 곳보다 1~2천 원은 저렴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씹히는 질감이 똑같이 유지되면서 뒷맛이 구수하다 등의 몇 가지 원칙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 왕십리 토박이들도 웬만해 이런 내용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달인의족발은 전철 2호선 왕십리역에서 4~5분 정도 거리인 음식골목에서 30년 내력을 이어오고 있다. 주인 조희종(57세) 씨는 이곳에 문을 열기 전, 어머니가 10년 넘게 천호동에서 터를 다져놓은 족발집에서 손맛을 익히며 그 족발 장국을 옮겨다가 기본 장국으로 삼았다. 족발의 중요한 맛 비결이 족발을 삶아내는 장국에 있다는데, 이곳 장국은 그래서 2대 40년이 넘는 내력이 담겨있다고 한다.

처음 시작은 <장충왕족발>로 출발했는데, 내력이 30년을 넘어서면서 자신을 얻게 됐고, 간판을 <달인의족발>로 바꿔달고 장인의 경지를 다지고 있다고 말한다. 족발의 맛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노하우가 담긴 족발 장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인 것은 역시 신선한 돼지의 족과 그것을 삶아내는 주인의 감각이다. 돼지 족발은 돼지의 품종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진다. 그래서 어느 집이나 국산 돼지 족발을 강조한다.

그래서 조씨는 마장동 축산물 시장을 내 집처럼 드나들며 금방 도축장에서 나온 신선한 족의 종류를 가려 현금 구매를 해온다. 사온 신선한 족발은 맑은 물에 담가 핏물과 기름기를 제거한다. 그 후 남은 털을 하나하나 다시 다듬어내는 작업이 반나절은 꼬박 걸린다.

핏기가 완전히 빠지고 깨끗이 다듬어진 족은 한약재와 양념류가 20여 가지 가깝게 들어간 40년 족발 장에 푹 삶아내 기름이 말끔하게 빠져나가고 표면이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하면서 쫄깃한 질감이 나는 별미로 태어난다.

암컷의 앞다리를 가장 최상품으로 쳐주고 꽃무늬처럼 아로새겨진 족 특유의 육질 구성과 쫄깃하게 씹히는 고소한 뒷맛이 술안주는 물론이고, 보양식으로 또는 산모들의 산후조리 음식으로도 팔려나간다.

상차림을 보면 싱싱한 쌈과 부추나물 생채, 양념 새우젓 마늘과 된장, 상큼한 물김치와 깔끔한 콩나물국 등 전통적인 밑반찬들이 어우러져 어떤 음식모임에도 적절해 고객층이 다양하게 이뤄진다. 성동구 전역으로 배달도 가능해 주변의 대학은 물론, 한양대부속병원 환자들에게서도 배달주문이 이어진다.

  • 메뉴 : 족발 중(2~3인분) 2만 7천 원, 대(3~4인분) 3만 3천 원, 특 3만 9천 원.
  • 주소 : 성동구 도선동 211
  • 전화 : 02-2295-4000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

1940년 평양 출생. 70이 넘은 나이지만 한 손에는 아이폰, 가방 속에는 DSLR 카메라와 태블릿PC를 늘 가지고 다니며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망라한 개인 홈페이지 김순경의 한식여행을 직접 관리하고 계시죠. 30년 동안 취재한 맛집이 4,000 곳,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보석같은 맛집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고 계신 열혈 대한민국 1호 음식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