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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종로맛집] 태진복집 - 소주와 절대 궁합 자랑하는 복지리(복국)

'태진복집'은 지하철 경복궁역에서 자하문 터널 방향으로 100m쯤 오르다가 통의동 우체국 옆 우측 골목 안으로 몇 걸음 들어간다. 1988년 개업해 25년을 이어오는 이름난 복집이다. 메뉴가 따로 없이 까치복 한 가지로 내는 복지리(맑은 찌개)와 복 튀김을 주 메뉴로 복회는 예약에 한해서 낸다. 복지리 한 가지로 최고의 맛을 낸다는 것이 경영원칙이고, 복지리 한 가지만큼은 누구에게도 질 수 없다는 올곧은 마음으로 일관하고 있다.

50대 중반인 여주인 김진옥씨는 20대 후반부터 복요리 한 가지로 손맛을 다져왔지만, 복요리는 평생을 두고 공을 쌓아도 끝이 안 보인다고 할 만큼 열정적이다.

사용하는 복이 까치복 한가지인 것은 물론, 복은 냉동하지 않은 선복으로 신선도가 확실해야만 들여놓는다. 다만 한여름 복이 나지 않는 몇 일간만 잠시 냉동해놓았던 제철 복을 사용한다는데, 그때도 선복은 있지만 맛이 제철에 냉동해놓은 것만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규모도 유명 복집으로 손색없다. 몇 해 전까지 ‘태진복집’이란 작은 쪽 간판 하나가 내걸려있는 오랜 한옥을 사용하다가 집 앞 3층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을 하고 옮겨 앉아 면모를 일신했다.

고객들도 주인을 알고 찾는 오랜 단골들이 주축을 이룬다. 거의 100% 예약손님이라고 할 만큼 단골손님의 신뢰가 두텁다. 복요리라면 다른 곳에서는 제맛이 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이곳 지리 맛에 인이 박인 복 마니아들이다.

새로 옮겨 앉은 집이 자리가 넉넉하게 늘어난 편인데도 여전히 주인은 꼭 예약하고 올 것을 당부하고, 단골손님마다 설마 하고 점심에 그냥 들렀다가는 기다리다가 점심시간을 놓치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분위기가 이런 만큼, 정중한 접대 자리로도 이름나 있다. 같은 복요리라도 분위기가 특색 있고 상차림과 음식에 품위가 있다고 평가한다.

맛 돋움으로 내는 복껍질무침의 신선하고 정갈한 품새는 어느 복합샐러드와 비교해 뒤질 데가 없고, 싱싱한 미나리와 무 노란 배춧속 양파 대파 다시마가 하나로 우러난 시원한 맑은 국물 또한 세상에 어떤 생선국도 이만할 수가 있을까 싶을 만큼 담백하면서 온몸을 후련하게 풀어준다. 한 가지 덧붙일 것으로 명이나물초절임에 쌈을 싸는 복 튀김이 있다.

모든 음식이 별 꾸밈이 없는 것 같으면서 정갈하고 듬뿍듬뿍 먹음직하게 담아내 일어설 때 대접하는 이나 대접받은 이가 모두 아쉬움이 없이 흡족하게 해준다. 15개의 크고 작은 예약실을 갖춘 3층 건물은 4~5인부터 30~40명까지, 한실과 테이블 룸이 완벽하게 갖춰있다.

  • 메뉴 : 복지리(1인분) 3만 5천 원, 복 튀김(중) 8만 원, 복회 시가
  • 주소 : 종로구 통의동 92(통의동 우체국 뒤)
  • 전화 : 02-733-3730~1


  •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

    1940년 평양 출생. 70이 넘은 나이지만 한 손에는 아이폰, 가방 속에는 DSLR 카메라와 태블릿PC를 늘 가지고 다니며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망라한 개인 홈페이지 김순경의 한식여행을 직접 관리하고 계시죠. 30년 동안 취재한 맛집이 4,000 곳,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보석같은 맛집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고 계신 열혈 대한민국 1호 음식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