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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홍대맛집] 고향 집 어머니가 만들어주는 순대, 박찬숙순대

길에서 파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순대도 좋지만, 정성이 들어간 순대와 식사가 되는 순대국은 더 좋아요! 오늘의 처음처럼과 어울리는 맛집은 주인 아주머니께서 조금씩 금방 만들어 입 안에서 폭신하게 씹히는 담백한 순대의 구수한 진미를 느낄 수 있다는 홍대 맛집, 박찬숙순대입니다. 전통적인 영양순대, 야채순대, 김치순대 3가지 중 취향 따라 입맛 따라 골라먹는 재미까지 갖추었어요! 분식집에서 먹는 순대와는 달리 솜씨와 정성이 순대 속에 가득 담겨있어 더욱 고소하고 맛있답니다!^.^ 처음처럼 한 잔 생각이 바로 나네요!

돼지 앞다리사골과 머리고기 국물이 가미된 돼지국밥은 머리고기와 오소리감투 등이 넉넉히 들어가고 김치와 부추 새우젓이 곁들인다.

우리 한식의 자랑인 토속음식들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요인 중의 하나가, 청결한 조리환경을 갖추지 못했던 예전의 선입견이 많은 이들의 이해를 가로막고 있다. 그리고 빈번하게 거론되고 있는 유해첨가물들이 분별없이 남용되면서 접근조차 망설이게 하고 있다. 우선 이 두 가지만 떨쳐버려도 세계적으로 빛을 발할 진미들이 수없이 많다. 한식의 대표적인 토속음식의 하나인 순대가 그 좋은 사례다. 옛 그대로 정직하고 정갈하게 만든 순대는 유사한 서양의 소시지와 비교해도 전혀 다른 경지의 담백하고 소한 맛으로, 몸은 물론 마음까지 훈훈하게 일깨워주는 수준 높은 ‘힐링 푸드’ 다.
한 끼 별미식사로도 나무랄 데 없고, 여기에 쫀득하게 씹히는 고소한 머리고기와 내장, 그리고 구수한 돼지국밥이 곁들여지고 나면 말 그대로 별미다. 그 종류도 찹쌀순대와 야채순대, 김치순대, 선지를 가득 채워 넣은 대구의 피순대 등 지역마다 독특한 특색을 지닌 순대들이 맥을 이어온다.

순대의 주인공 박찬숙(61) 씨, 하루 몇 점씩은 늘 순대와 순대국을 먹는 탓인지 손님들이 나이보다 20살은 적게 보아준다고 한다.

박찬숙순대는 홍대 앞에서 40년을 이어온 가정식 순대집이다. 6.25전쟁 직후 홍대 앞 철길을 따라 들어선 난민촌에서 ‘경상도집’ 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어, 대물림해오며 홍대입구의 별미집으로 터를 다졌다. 처음 문을 연 원조할머니는 경북 영주출신이고, 주인 박찬숙(61세) 씨는 할머니의 딸이다.

모둠순대- 영양순대와 야채순대 김치순대 등 세 가지 순대를 고르게 안치고 간과 오소리감투 몇 점을 곁들인다.

순대와 순댓국 모두 전통적인 기법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경상도집은 문을 열어 10년간 터를 다져놓고 할머니가 손을 놓으면서 딸에게 대물림해 주었는데, 딸의 시댁은 6.25전쟁 때 함경도 북청에서 월남한 함경도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돼지국밥- 군내가 없이 담백하고 돼지고기의 구수한 향미가 제대로 베어난다.

그래서 박 씨의 순대는 친정인 경상도 순대에 시댁인 함경도순대의 기법이 참가되어 한층 더 맛이 깊어졌다.두 곳 모두 토속음식의 뿌리가 깊은 내륙 깊숙한 고장이고, 지금은 함경도순대에 더 가깝다. 모든 음식이 고지식하고 내용이 충실하다.

김치와 깍두기를 수시로 담가 항아리에 담아내고 부추와 새우젓 고춧가루 등 기본 찬이 정갈하게 갖춰있다.

가장 일관되게 이어져 오는 것이 익힌 돼지고기 음식은 본래 냉동이나 냉장하지 않고, 만들어서 바로 먹어야 제 맛이 난다는 전통적인 방법을 철저하게 지킨다.

생채로 즉석에서 무쳐내는 부추와 매운맛을 우려낸 양파가 입맛을 개운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순대는 물론 순댓국까지 항상 필요한 만큼만 수시로 만들어 자연스럽게 식히거나 따듯하게 찜통에 덮어놓았다가 손님상에 내고 있다. 만들어 저장하거나 재탕하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다. 순대를 하루 두 차례 주인이 직접 현장에서 빚고, 머리고기와 내장 사골도 꼭 쓸 만큼 들여다 준비해놓은 국이 다 팔리면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

머리고기의 맛있는 부위만 정갈하게 다듬어 국밥과 모둠순대에 곁들인다.

이렇게 만드는 순대는 계절에 따라서 들어가는 소재가 조금씩 달라지고 같은 소재라도 맛의 차이가 조금은 나는데, 가장 맛있는 계절이 가을부터 봄까지라고 한다.

그날그날 필요한 만큼씩 즉석에서 만들어 따듯하게 덮어놓은 순대

순대의 종류도 친가와 시가에서 절기에 맞춰 만들어 먹었던 전통적인 영양순대와 야채순대 김치순대 3가지를 빚는다. 선지와 당면, 찹쌀이 들어가는 영양순대는 아침에 만들어 점심에만 내는데 질감이 부드럽고 뒷맛이 고소하다. 그리고 야채와 찹쌀 시래기 등을 재량껏 계절감을 살려낸다는 야채순대와 김치순대는 아침과 오후 두 차례 필요한 만큼씩 즉석에서 만들어내, 마치 고향집에서 할머니나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순대와 마찬가지로 신선하고 정갈하다.

계절야채와 찹쌀 당면 등이 들어가 담백하고 뒷맛이 구수한 야채순대

금방 만들어 입 안에서 폭신하게 씹히는 담백한 순대의 구수한 진미를 즐길 수 있고, 오랜 손맛과 경륜 탓에 군내가 없으면서, 돼지고기의 구수한 향미는 제대로 살려낸다. 정직하게 만든 순대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경지다.

선지가 넉넉하게 들어가고 찹쌀과 당면이 주축을 이룬 전통적인 영양순대

찹쌀과 선지가 어우러져 은은하게 내배는 구수한 맛의 영양순대와 소박하지만 향수가 배나는 야채순대와 김치순대도 옛날 집에서 만들어 먹었던 그대로 진미가 있다. 모둠순대를 주문하면 세 가지 순대와 머리고기 간, 오소리감투를 몇 점씩 곁들여 주고 술국은 서비스로 따라 나온다.

메뉴판

머리고기와 내장을 섞어 넣고 들깨가루와 대파를 얹어내는 순대국밥도 돼지사골과 머리고기 삶은 국물을 알맞게 가미한 담백한 국인데, 담백하고 부드럽게 감치는 돼지국밥의 정갈 한 맛이 고스란히 실려 있다. 주인의 생각이 영리보다는 인간관계를 더 중요하다고 여겨, 가격도 착한 편이다.

가게 전경


박찬숙순대
  • 주소 마포구 서교동 355-1
  • 전화 02-336-9909
  • 주요메뉴
    • 순대국밥 : 6천원
    • 내장순대국밥 : 6천원
    • 3가지 순대가 곁들인 순대정식 : 7천원
    • 모둠순대(1접시) : 1만6천원
    • 추가순대(1접시) : 1만원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

1940년 평양 출생. 70이 넘은 나이지만 한 손에는 아이폰, 가방 속에는 DSLR 카메라와 태블릿PC를 늘 가지고 다니며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망라한 개인 홈페이지 김순경의 한식여행을 직접 관리하고 계시죠. 30년 동안 취재한 맛집이 4,000 곳,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보석같은 맛집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고 계신 열혈 대한민국 1호 음식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