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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수원맛집]입맛 돋우는 양념갈비와 뜨끈한 갈비탕, 삼부자갈비

여러분, 갈비 좋아하세요? :-)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쌈을 싸먹어도, 냉면과 함께 먹어도, 처음처럼 안주로도 맛있는 인기쟁이 음식, 갈비! 오늘 소개드릴 맛집은 갈빗대가 크고 맛있기로 유명한 왕갈비의 메카! 수원의 맛집 '삼부자갈비'입니다. 특별한 소금 양념 숙성 방법으로 더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갈비와 따듯한 국물과 담백한 고기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갈비탕이 모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대요~

수원갈비의 유래는 수원화성의 축성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정조(재위 1776~1800)는 화성을 건립하고 성안으로 이주해오는 백성들에게는 소를 빌려주고 새끼를 쳐서 갚도록 했다. 왕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각 농가에서 소를 기를 수 있게 되면서, 수원의 소시장은 인접한 안성우시장과 더불어 전국에서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했다. 자연히 소의 도살도 빈번히 이뤄졌고 쇠갈비와 갈비탕, 설렁탕, 선지해장국이 지역 향토음식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수원사람들 얘기다.

수원갈비의 선두주자인 화춘옥(華春屋)은 1940년대 팔달시장 입구에서 개업해 1979년 삼부자에게 넘겨줄 때까지 수원갈비와 갈비탕의 진원지 역할을 해왔다.

소금과 간장을 배합한 간간한 염수에 고기를 담가 숙성과정을 거치는 수원갈비의 담백한 맛과 푸짐한 갈비탕은 수원에 가야만 맛을 맛볼 수 있었기에 어느 가게나 서울과 먼 곳 손님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였다. 때맞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예고 없이 찾아와 두 차례에 걸쳐 갈비탕을 먹는 장면이 당시 흑백TV에 방영되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지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화춘옥 창업주는 몰려드는 손님을 감당해내느라 잠잘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빴고, 종래는 더 이상 몸이 지탱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결국 1970년대 말 가깝게 지내던 이웃에게 식당을 물려주고 손을 놓았다. 이렇게 식당을 물려받은 이가 지금의 삼부자갈비를 창업한 김수경(75)씨 부부다. 옥호가 삼부자인 것은 김 씨가 두 아들과 함께 삼부자가 운영하기 때문이다.

자본과 경영능력을 갖춘 김씨는 1984년 지금 자리로 옮겨 대규모 시설을 갖추고, 수원갈비의 새 시대를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 때마침 1986년 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삼부자갈비가 크게 성공하자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수원에는 갈비집이 무려 3백여 곳을 헤아린 적도 있다고 한다.

삼부자는 신갈IC에서 수원시내 방향으로 4.5km쯤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에 옮겨 앉은 것만 어언 30년. 아름드리로 자란 정원수가 잘 가꾼 공원처럼 그늘을 드리웠고, 4층 규모의 식당은 연회실과 귀빈실, 휴식공간과 주차장 등을 갖추어 국제적인 음식모임 장소로도 손색이 없는 명소가 되었다. 수원 화성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직원들의 외국어 교육까지 시행하고 있다.

수원갈비는 1990년대 초반까지도 한우양념갈비가 대세를 이루었다. 하지만 갈비 수입이 자유화되고 손님들의 취향이 바뀌면서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는 수 없이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청정하고 살이 많은 호주와 뉴질랜드산 갈비를 도입해 수원생왕갈비라는 새 메뉴를 선보여 그 맥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다. 그래도 삼부자갈비하면 고유한 한우수원양념갈비의 명성은 지워질 수가 없다고 한다.

갈빗살은 다소 얇지만 담백하고 고소한 수원한우암소갈비의 맛을 기억하는 고객들의 회귀본능 때문에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그동안 신뢰를 쌓아온 한우갈비 덕에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하는 촛불시위 때도 별다른 충격 없이 넘길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내력 때문에 삼부자갈비는 한우양념갈비가 여전히 주축을 이룬다. 그리고 김 씨 부부는 수원갈비의 메뉴개발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수원갈비의 특징으로 꼽히는 소금양념숙성법이다.

옛 화춘옥의 간장양념은 색이 다소 짙고 고유의 간장 맛이 갈비육향과 어우러지는 특징을 보였다면, 새로운 소금양념숙성갈비는 소금으로만 기본 간을 하고, 갖은 양념을 곱게 갈아 즙을 낸 소스에 2~3일을 재워 숙성한다. 이렇게 하면 보다 담백하면서 갈비 색상이 선명하게 살아나 보기에도 좋고 뒷맛이 한결 깔끔하다.

식사로 내는 갈비탕도 옛 그대로 푸짐하면서, 기름기를 철저하게 걷어내 국물이 맑고 맛이 시원하다. 이 맛을 즐기기 위해 점심시간이면 서둘러 찾아온 점심손님들이 줄을 서고, 3~4시쯤이면 준비된 갈비탕이 동이나 저녁에는 갈비탕을 내지 않는다.

김 씨 부부가 말하는 삼부자의 성공비결은 첫째가 좋은 갈비의 선별과 주인의 정성 이고 진심 어린 서비스라는 것이다. 이런 영업원칙을 삼부자의 가훈처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정원수가 잘 가꿔진 쾌적한 4층 건물이 외양부터 본고장 수원갈비의 전당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삼부자갈비
  • 주소 수원시 영통구 영통1동 69-1
  • 전화 031-211-8959
  • 주요메뉴
    • * 한우양념갈비(1인분/250g) : 3만9천원
    • * 수원왕생갈비(1인분/450g) : 3만3천원
    • * 갈비탕 : 9천원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

1940년 평양 출생. 70이 넘은 나이지만 한 손에는 아이폰, 가방 속에는 DSLR 카메라와 태블릿PC를 늘 가지고 다니며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망라한 개인 홈페이지 김순경의 한식여행을 직접 관리하고 계시죠. 30년 동안 취재한 맛집이 4,000 곳,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보석같은 맛집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고 계신 열혈 대한민국 1호 음식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