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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돈암동맛집] 가장 맛있는 순간에 즐기는 족발, 오백모자집

쫄깃쫄깃한 짭쪼롬한 돼지 껍질과 부드러운 고기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족발!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생각만 해도 군침이 고이는 인기 소주 안주 중 하나죠 ^ㅠ^ 오늘은 하루에 4번이나 족발을 삶아 가장 맛있는 순간에 정점에 달한 족발 맛을 즐길 수 있는 맛집을 추천해드립니다. 처음처럼 한 잔 마시고, 상추에 푸짐~하게 족발을 싸서 한입에 쏙 :D 생각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오늘의 맛집 오백모자집 입니다.

1)주인(모) 김순애씨와 아들(자) 강훈 씨

“어느 음식이든 가장 맛있는 순간이 있어요.” 오백모자집 주인 김순애(61)씨의 얘기다. 김 씨의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이들이 있다. 고객수준이 높기로 비교할 데가 없다는 여의도의 ‘구마산’ 신복순(75세)할머니는 맹물도 끓이기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 이야기 한다. 할머니는 음식을 만들 때 물을 끓여서 물맛이 가장 맛있을 때 그 물로 음식을 안친다. 구마산집 추어탕 맛이 각별한 이유가 바로 물 끓이기부터 시작된다. 안성 ‘안일옥’ 우탕(소머리국밥)이 전국에 이름을 날리던 시절, 주인할머니의 배추 겉절임은 탕 이상의 빛을 발했다. 샛노란 배추 속을 깨끗이 씻어 다듬어놓았다가 손님이 문안에 들어서는 것을 보면서 바가지에 알맞게 담아 고춧가루와 양념을 넣고 즉석에서 비벼 냈다. 아삭아삭 씹히는 고소한 배추속잎과 톡 쏘듯 상큼한 고춧가루의 자극이 따끈한 탕국물과 어우러지며 입맛을 확실하게 살려냈다.

탕이나 겉절임 뿐 아니라 생선초밥도 생선은 가장 적합한 숙성과정에 있을 때 빚어 조리사이 체온이 밥에 묻어있는 순간이 제격이란 걸 모르는 이가 없다. 같은 음식이라도 이처럼 가장 맛있는 순간을 찾아내 최상의 맛으로 손님상에 냈을 때 고객은 마음을 열고 감격한다. 성공한 음식점마다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게 마련이지만, 기본인 맛이 갖춰지지 않으면 시설과 친절이 아무리 뛰어나도 빛이 가려진다. 정말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불경기가 없다.

2)꼭 알맞은 두께로 썰어놓은 족발-전체적으로 담백하고 알맞게 쫄깃하다.

돈암역사거리 3번 출구와 가까운 줄서는 족발집이다. 전주가 고향인 주인 김순애(60세)씨는 1970년대 초, 미아동사무소 담벼락에서 포장마차로 시작했다. 90년대 초 지금의 자리로 옮겨 앉을 때도 테이블 서너너덧 개로 실내포장마차나 다름없었다고 한다. 지금은 14개 테이블의 60석 남짓하지만 더 늘릴 공간이 없어 손님들을 줄을 서게 해 미안하다고 한다. 저녁 5시가 지나면서부터는 대기번호를 20번까지 받아들고 밖에 줄을 서 기다려야 자리가 난다.

3)리필이 가능한 쌈과 야채

오백집모자족발의 특징은 첫째 족발 중 가장 맛있는 350g 중간 크기 한 가지만 들여다 3~4인분 1개 2만8천원 받는다. 바쁠 때 계산이 쉽고 두당 7~8천원으로 족발과 소주 한 두병을 마실 수 있도록 책정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서 제일이라는 족발 맛은 찜 솥을 4개로 나누어 시간차를 두고 삶아낸다. 새벽 5시부터 시작해하루 4~5차례 삶아 1~2시간 자연스럽게 식혀 가장 맛있을 때 1~2시간 손님상에 내고 다음 건져놓은 것으로 이어간다. 족발은 삶아내 1~2시간이 지나면 가장 맛있는 순간에 이르고 그 맛이 1시간 남짓 이어진다는 것이다.

4)솥에서 꺼내 1시간여 만에 써는 족은 색상부터이 선명하다

맛 이외의 다른 노하우는 없다고 말한다. 솥 네 개에 따로 삶아내며 솥마다 맛 시계를 맞춰놓고 있다. 모든 손님에게 족발을 가장 맛있을 때 즐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성공의 첫 단추였다고 한다. 꼭 알맞게 식은 족발은 부드러우면서 쫀득쫀득하고 신선한 탄력이 살아있는 고유의 질감이 감동적이다. 족발 장(醬)도 흔하게 섞는 물엿이나 캐러멜 등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마늘과 생강, 양파, 대파만을 넣은 순수한 장국이어서 담백한 제 맛이 물리지 않으면서 먹고 난 후에도 몸이 개운하고 상쾌하다.

5)썰어서 접시에 옮기는 족발은 집에서 먹는 음식처럼 하나같이 정갈하다.


그래서 오후시간대가 되면 서서히 몰려오는 단골고객들이 서둘러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정작 저녁시간 때부터는 밖에 줄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냥 포장만 해가는 손님들이 심심치 않게 이어지는데, 포장손님들의 대부분이 성북지역과 전철로 이어지는 종로구 내 조산원의 산모 보호자들이라고 한다. 조산원의 환자들 사이에 깨끗하고 맛있는 족발집이라고 소문이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이다.

6)솥에서 꺼내 1~2시간 식히는 동안이 가장 맛이 난다고 한다.

7)4개의 솥에서 수시로 삶아내는 족발은 대물림할 아들 강훈씨 몫이다

이름도 재미있다. 하루 5백만 원을 파는 모자(엄마와 아들)가 운영하는 족발집을 목표로 삼고 맛있는 족발 만들기에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이다. 그 꿈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줄을 서 기다리면서도 흐뭇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벽에 걸린 메뉴판이 간단명료하다 족발 2만8천원. 아구찜 2만8천원이 곁들여 있지만 10명 중 1명꼴에 불과하다고 한다.

8)간단한 메뉴판-아구찜은 파동의 종류도 하도 많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준비해놓고 있다고 한다


오백모자집 정보

  • 주소성북구 동소문동 5가 111(성신대역 3번출구)
  • 전화번호 02-922-2500
  • 주요 메뉴
    • 족발 2만8천원
    • 아구찜 2만8천원

9)미아리 성신여대 역의 명소가 된 오백모자족발집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

1940년 평양 출생. 70이 넘은 나이지만 한 손에는 아이폰, 가방 속에는 DSLR 카메라와 태블릿PC를 늘 가지고 다니며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망라한 개인 홈페이지 김순경의 한식여행을 직접 관리하고 계시죠. 30년 동안 취재한 맛집이 4,000 곳,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보석같은 맛집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고 계신 열혈 대한민국 1호 음식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