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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맛집 No.101] 평양 원조 할아버지의 순박한 정성과 원칙이 깃든 양•곱창 구이, <평양집>


<평양집>은 삼각지 로터리에서 이태원 방향으로 우측 길 모서리에 위치해 있는 40년 내력의 ‘양•곱창 전문점’이다. 1970년대 초, 평양 할아버지가 문을 열어 옥호가 <평양집(平壤屋)>이고 2005년 원조 할아버지가 손을 놓으면서 가족들이 대물림 해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평양집>의 내력과 명성에 대한 댓글 중에 “삼각지 로터리와 연결된 지역 내, 그 유명한 양•곱창 골목이 따로 없고 유일하게 평양집 한 곳뿐이다”라는 글이 각별하게 마음에 와 닿는 곳이다.




실제로 삼각지하면 ‘대구 머리집’은 10여 곳이 늘어서 촌을 이루고 있지만 ‘양•곱창집’은 반세기 가깝도록 감히 겨뤄볼 대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평양집>의 명성은 국방부와 옛 육군본부, 보훈처 등에 몸담았던 군 지휘관과 사병들이 전역해 노인이 된 이후에도 곱창생각만 나면 다시 찾아올 정도로 두터운 신뢰를 다져준 것으로 소문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자칫 한걸음 늦어져 제때 자리를 잡지 못하면 1~2층으로 이어지는 2백석 가까운 공간이 있음에도 빈자리를 찾아 헤매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메뉴는 ‘양•곱창’ ‘차돌박이’가 주축을 이루고 후식으로 내던 ‘양밥’이 정식 메뉴에 올라있다. 그리고 해장과 점심메뉴로 내는 ‘내장탕’‘양곰탕’이 평일 점심시간 12시~오후 5시까지 일반 식사메뉴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으뜸메뉴는 ‘양•곱창 구이’인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이 곳의 ‘양•곱창 구이’는 40년 넘게 크게 흠 잡혀 본적이 없는 신선한 양과 곱창주인의 자부심을 직감할 만하고, 참숯화로에 직경 1센티 정도 철근으로 제작한 투박한 석쇠에 올라 서서히 익어가는 장면이 가히 겨룰만한 대상이 없을 만큼 압권이다. 

칠순을 바라보는 2대 주인은 각별한 노하우는 따로 없다고 말한다. 창업 때부터 평양 할아버지가 세워놓은 기본 원칙을 정직하게 지켜오고 있다는 것인데, 나라를 지켜주는 귀한 손님들에게 가장 신선하고 정확한 ‘양•곱창 구이’로 보답한다는 할아버지의 순박한 정신이 그대로 이어져가고 있다. 




음식 맛도 주인의 성품을 닮아 소박하고 정직하다. 인원수 대로 접시에 담아내는 ‘곱창’을 똬리처럼 둥글게 돌려놓고 곱이 흘러 나오지 않을 정도로 익으면 알맞게 잘라 구어 먹는데, 새콤한 양념장에 찍어 간이 알맞게 밴 풋고추와 곁들여 먹으면 담백한 여운이 노릇노릇하게 익을수록 더 고소하고 깊어진다. 




여기에 맛 돋움으로 ‘차돌구이’ ‘염통’ 등을 곁들이기도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순수한 ‘양•곱창 구이’소주잔이 오가며 몸이 어느 정도 풀리고 나면 ‘양밥’으로 불리는 볶음밥이나 ‘양곰탕’으로 마무리하면 속이 한결 편안하고 저녁식사까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음식점들의 생리가 어느 한 곳이 특별하게 떠오르면 주변에 같은 업소들이 따라 늘게 마련인데, 40년이 넘도록 자신만의 터를 굳건하게 다져온 <평양집>의 위세는 자기희생을 과감하게 감내해 낸 주인의 인고가 대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결같은 ‘양•곱창’을 공급하는 상인들에게는 남보다 돈을 더 얹어주고 손님들에게는 언제나 확실하게 부담을 덜어준 것이 요지부동의 골수 단골고객을 다져놓는 길을 열어준 비결이 되었다.



서울의 이름난 ‘양•곱창 골목’에 가서 그 가격을 비교해보면 1인분에 많게는 2~3천원까지 차이가 날 정도로 실속있는 맛집, <평양집>! 평양 원조 할아버지의 순박한 정성과 신념을 그대로 이어받아 지금까지도 남녀 노소 골수 단골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양•곱창 구이’! 그 쫄깃하고 담백~한 맛을 직접 맛보고 싶다면 부드러운 ‘처음처럼’과 함께 <평양집>에서 참숯화로 위에 똬리를 제대로 한 번 틀어보길 바란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