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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충무로 맛집] 파주옥 - 한약 달이듯 정성스럽게 만드는 애주가의 보약

식품에 포함된 모든 영양소가 다 중요하지만, 특히 젤라틴 성분은 우리 몸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젤라틴이 포함된 음식물은 눈과 촉감으로도 쉽게 판별할 수 있는데, 동물성이나 식물성 모두 점착성이 있는 점액성분을 띄고 있다.

동물성 식품에는 도가니와 우족, 꼬리, 돼지껍질과 족발, 머릿고기 편육, 생선껍질과 내장 등이 대표적인 식품이고 식물성 식품에는 미역과 다시마, 아욱, 시금치를 비롯해 접착성이 뛰어난 곡물 등에 포함되어 있다.

이런 식품이 지닌 점액 성분에 칼슘과 유황, 아연, 철분 등의 무기질과 특수 아미노산의 밀도가 높다. 그래서 골다공증과 노화방지, 관절과 피부 관리에 절대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과음하는 이들에게는 꼭 챙겨야 할 성분이다. 충무로 인쇄골목으로 불리는 필동에 위치한 파주옥은 이런 음식들을 순수하게 조리해 내는 몇 안 되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파주옥은 충무로 스카라극장 뒷편, 음식골목 안에 있다. 1995년 개업해 꾸준하게 입소문을 이어가는 탕 전문점이다. 곰탕과 도가니탕, 꼬리곰탕, 우족탕 등 다양한 탕 메뉴와 우족찜, 꼬리찜, 도가니찜 등 한우의 특수 부위를 이용한 진미를 고루 갖추고 있다. 특히 한우 우족찜과 쇠꼬리찜, 도가니찜은 웬만해 제 맛을 내기 어려운 전문 음식에 속하는 것으로, 보양식이면서 소주 안주로도 상위권에 속한다.

무엇보다 모든 음식이 일반 탕집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고지식한 맛과 각별한 조리기법이 배어 있다는 느낌이 두터운 단골 고객층을 이끌고 있다. 그 이유가 오랜 한식 경력을 갖고 있는 주인에게 있다.

70대 중반을 넘어선 주인은 50년 전 평택역 앞 파주옥을 열어 크게 성공을 거두어 자녀들에게 물려주었고, 70~80년대에는 서울 삼각동에서 도가니탕과 도가니수육, 황소우족탕과 우족찜으로 장안의 미식가들을 줄 세우기도 했다. 그래서 충무로 파주옥의 음식은 주인이 평생 다져온 각별한 손맛이 있다고 한다.

주인 정정기(74세) 씨는 자신이 내고 있는 탕과 찜이 지니고 있는 남다른 맛과 효능은 자신의 체험을 통해서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정씨는 창업 초기인 30~40대까지도 건강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우족과 꼬리를 조리하며 그 국물을 수시로 맛보고, 꾸준히 먹어온 것이 지금처럼 건강한 체력을 쌓는 기초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자신의 음식 하나하나를 보약처럼 생각하고 한약 달이듯 정성을 들인다고 한다. 심지어 손님들이 간혹 탕국물을 남기고 가는 것이 못마땅해 점심시간은 자리를 비운다고 말한다. 현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운 황소 우족과 꼬리를 구해다 밤새 정성을 다해 고아낸 국물은 보약이나 다름 없는데, 한 방울이라도 그냥 버리고 가는 것을 보면 너무 아깝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곳 탕국물은 그릇에 담아 식히면 젤라틴처럼 묵이 된다고 한다.

  • 메뉴
    • 한우곰탕 8천원
    • 한우도가니탕 1만 3천원
    • 한우족탕 1만 9천원
    • 한우족찜 5만 9천원
    • 한우꼬리찜 6만원
    • 도가니찜 4만원
    • 수육 4만원
  • 주소 서울시 중구 초동 53-2
  • 전화 02-2267-6149

음식 칼럼니스트 김순경

1940년 평양 출생. 70이 넘은 나이지만 한 손에는 아이폰, 가방 속에는 DSLR 카메라와 태블릿PC를 늘 가지고 다니며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망라한 개인 홈페이지 김순경의 한식여행을 직접 관리하고 계시죠. 30년 동안 취재한 맛집이 4,000 곳,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보석같은 맛집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고 계신 열혈 대한민국 1호 음식 칼럼니스트. :-)